에끼벤에 대한 로망이 있다.
언젠가 신칸센 열차에서 에끼벤을 먹는 모습을 티비에서 본 적이 있는데, 도시락이 너무 예뻤다. 그리고 기차 안에서 도시락이라니! 너무 재미있어 보였다.
그래서 아침에 호텔에서부터 가고시마에 특급 열차를 타고 가려는데 미야자키 역이나 열차 안에서 에끼벤을 파는지 물어봤다. 역시 영어에 서툰 호텔 직원은 (피차 서툴지만) 역이나 열차에서 살 수 있다고 했다.
그 말을 철썩같이 믿고 미야자키 역으로 향했는데, 어제도 봤던 에끼벤 집은 메뉴가 한솥도시락의 도련님 도시락보다 부실한데 900엔 가까이 했다. 일단 고기가 너무 없어!! 풀도 아니고 어묵 류가 많아 보였다.
먹고싶은 에끼벤이 없어서 열차에서 사야지 하고 JR 남큐슈 3일 패스를 끊으러 갔다.
개찰구 옆의 역무원 상담실(?)에서 표를 끊는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Family mart 앞에 은행같이 사람들이 줄을 서 있는 곳에서 표를 끊을 수 있었다.
JR 큐슈 레일 패스는 3가지 종류로 나뉘는데 큐슈 전 지역에서 이용할 수 있는 전큐슈, 북쪽 지방에서 이용하는 북큐슈, 남쪽 지방의 남큐규 레일패스가 있다.
우리는 미야자키에서 가고시마로 이동하는 여정이었기 때문에 JR 남큐슈 3일 레일 패스를 이용했다.
여권을 소지한 외국인이 구입할 수 있는데 큐슈 지역의 JR 구간을 3일 동안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JR 패스의 경우 한국에서 미리 구입할 수도 있지만 나처럼 즉흥여행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위 그림의 빨간 색으로 표시된 역에서 표를 끊을 수 있다.
운 좋게도 미야자키 역은 매표가 가능한 역이었다.ㅋㅋㅋ
3일 패스는 시작하는 날로부터 붙여서 3일 사용할 수 있고, 지정석에 10회 앉을 수 있다. 지정석을 이용하려면 역에서 미리 예약을 해두어야 한다. 우리는 열차 시간이 촉박해서 지정석 예약은 못했지만 열차에 사람이 별로 없어서 편히 앉아서 이동할 수 있었다.
미야자키에서 가고시마로 이동하는 특급 열차는 2시간이 채 안걸렸는데, 열차 의자가 아주 편안했다.
여행가방을 놓아두는 곳이 따로 있어서 랙에 짐을 놓고 바로 뒷자리 잘 보이는 곳에 앉았다.
열차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한국이랑 너무 비슷해서 재미가 없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익숙해서 좋았다. 다만 나무들이 아주 빽빽하게 심어져 있다는 게 일본과 한국 차창 밖 풍경의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가고시마에서 어디에 묵을지 찾아보다 보니 금방 가고시마 추오(중앙)역에 도착했다. 이동하는 중간에 터널도 많고 열차 속도가 빠르다 보니 스마트폰 네트워크가 끊기는 구간이 많았다. 한국 KTX에는 와이파이도 지원됐던 것 같은데ㅋㅋ
아무튼 편도로 3,500 - 4,000원 하는 구간을 저렴하게 잘 이용했다. 이걸로 나머지 JR 구간도 이용할 수 있으니까 아주 뽕을 뽑아봐야 겠다.
추가적으로 JR 패스를 보여주면 할인 받을 수 있는 곳에 대해 소개하며 글을 마친다.
JR 패스 할인 혜택
JR 패스로 내가 묵은 시로야마 호텔 온천도 50% 할인받을 수 있다. 스고이~
호텔에 묵는 사람들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데 홈페이지에 2,300엔 -> 1,150엔이라고 나와있는 걸 보면 호텔에 묵지 않는 사람들도 온천을 이용할 수 있는 것 같다.
가고시마 시내에서 서틀버스를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숙소에서 묵고 JR 패스로 할인 받아서 온천만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할인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아래 JR 큐슈 홈페이지에 설명되어 있다.
http://www.jrkyushu.co.jp/korean/railpass/coupon/fukuok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