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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인어공주, 주인공이 문제가 아니야! 미안하지만 꽁치가 생각난다.

by 생생한 정보통 2023. 5. 30.

영화 인어공주는 디즈니 100주년 기념 영화 중 하나입니다.
화려한 바닷 속 세계를 기대하는 사람들과 원작 인어공주를 사랑하는 관객들은 인어공주 실사화가 결정되자 많은 기대를 보였었는데요. 할리 배일리가 주인공으로 결정되자 마자 그동안의 큰 기대만큼 큰 실망을 보이는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원작과는 다른 흑인 인어공주가 인어공주에 대한 환상을 깨뜨렸다는 의견도 있고, 할리 배일리의 외모가 주인공 애리얼 역할을 맡을 정도로 예쁘지 않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했습니다.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어공주를 보러 갔습니다. 메가박스에서 관람 후기를 봤는데 10점 짜리도 있고, 음악적으로는 꽤나 괜찮다는 후기가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원작 인어공주를 좋아했던 저로서는 주인공이 누구든 간에 편견을 갖지 말자는 마인드와 '정 안되면 음악이라도 잘 듣고 오자'라는 생각을 가지고 예매를 했습니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나 스즈메의 문단속 같은 영화의 평점을 확인 해 보니 9점 대였습니다. 그에 비해 인어공주 평점이 7점 대인 것은 다른 사람들이 주인공의 외모를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그랬습니다.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뒤에는 관람평에 매우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대를 많이 했던 영화 인어공주가 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는 지 몇 가지 이유를 들어 설명드리겠습니다.

 

1. 영상이 너무 어둡고 음침하다. 

 

원작 인어공주는 분위기가 밝은 만화 영화입니다. 특히 Under the sea나 Part of your world 등 노래를 부르는 장면에서는 온갖 바다 생물들이 함께 춤추며 밝은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그래서 인어공주를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곤 했습니다.


그런데 실사판 인어공주는 전체적으로 어두운 분위기를 택했습니다. 애리얼이 불꽃놀이하는 걸 보고 구명정 위에 올라가 있는 장면같은 경우에는 너무 어두워서 주인공 애리얼의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상어가 나타나는 장면 또한 극 중 내용에 크게 필요하지 않은데, 음침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습니다.


특히 마녀 우르슐라가 나오는 장면은 그렇게 부각시키지 않아도 될 법한 장면인데도 불구하고, 길게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거대한 우르슐라가 난폭하게 구는 장면은 성인인 저도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심약한 어린이들이 본다면 깜짝 놀랄만 한 화면들도 있어 전체적인 분위기가 어둡다는 게 일단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2. CG의 한계. 영상미가 없다.

 

두 번 째 감상은 영상미가 없다는 것입니다. CG의 한계인가 싶은데, 애리얼의 아빠인 왕을 제외하고는 인어화한 인물들이 너무 어색했습니다. 주인공 애리얼의 꼬리는 제가 느끼기에는 (말이 좀 심하지만) 꽁치같이 느껴졌습니다. ㅠㅠ (저도 아쉽습니다. 원작 인어공주는 어떤 느낌이었나 찾아보니 원작 애리얼 꼬리는 초록색이었네요.) 꼬리가 자꾸만 꽁치 꼬리같이 느껴져서 영화에 몰입하기가 힘들었습니다.

그 외에 Under the sea 노래를 부를 때 나오는 산호초와 물고기들도 원작만큼의 신명나는 분위기를 연출하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원작 세바스찬의 목소리를 들으면 흥이 나는 데 반해 실사 인어공주 세바스찬의 목소리는 그만큼 사람을 당기는 매력이 없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3. 할리 배일리의 노래가 기대한 것 만 못하다.

 

앞에서 말씀드렸다시피 저는 주인공을 보러 간 게 아니라 노래라도 잘 듣고오자는 마음으로 인어공주를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노래마저 그렇게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ㅠㅠ

Part of your world 첫 소절을 들었을 때에는 꽤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듣다 보니 문장의 첫 음을 너무 세게 불러서 조금 무서웠습니다. 길지 않은 노래인데도 불구하고 중후반으로 진행될 수록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진 원작 애리얼이 그리웠습니다.

노래에서 애리얼의 호기심 많은 성격을 강조하려는 듯한 느낌이 들어 오히려 불편했습니다. 요새 디즈니가 좋아하는 용감한 여성상을 보여주려는 장면이었던 것 같습니다. (오해하지 말아주세요. 저는 디즈니 모아나 같은 용감한 여성의 열렬한 팬입니다.)

그리고 위 사진에서 볼 수 있었던 "바다 뒤에서 왕자와 성 쪽을 보고 노래하는 모습이 무서웠어요."라는 후기가 어떤 장면을 보고 말하는 건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건 감독의 연출 문제이지 않나 싶은 장면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4. 어이없는 마지막 장면 - 갑분 위아더월드(?)

마지막 장면의 사진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중반부 까지는 어찌어찌 그렇다 치고 봤지만 후반부에 끝이 나면서 갑자기 "우리는 모두 너를 지지한다"면서 여러 인종의 인어들이 애리얼을 배웅해 줍니다. 백인, 흑인, 황인, 애스파뇰 등 다양한 인종의 인어들을 한 명 씩 비춰주는 데 소중한 영화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도대체 이 장면이 왜 마지막에 필요한 건지, 꼭 그렇게 티나게 PC주의 노선을 걸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냥  보통 정도라고 생각했던 영화가 억지스러운 마지막 장면 때문에 (저에겐) 아주 별로인 영화가 되었습니다.

 

 

인어공주를 볼까 고민하는 분이 있다면, 연출과 노래와 분위기에 대해 기대하지 않고 보기를 추천합니다.
또한 이전 영화와는 별개의 영화라고 생각하고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하지 말라는 건 안해도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