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맛이 없거나 가고싶지 않은 집 후기는 잘 올리지 않는데, 방문하고 나서 너무 기분이 좋지 않아서 올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올리는 후기이다.
연남동에 있는 하하라는 중국요리 집은 다이닝코드에서 워낙에 만두집으로 유명해 보여서 만두덕후인 나는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다.
대기 인원이 항상 많아 보였는데 이 날 따라 별로 없어서 좋아하면서 들어갔다.
안쪽 자리로 안내해 줘서 창가 빈 자리에 앉을 수 있냐고 물어봤더니 너무 쌀쌀맞게 안된다는 대답을 들어 기대와는 다르게 첫인상이 좋지는 않았다.
첫 방문이라 메뉴판을 보고 있는데 30초도 안돼서 그 직원이 와서 주문을 재촉했다. 급하게 찐만두 하나랑 이 집의 시그니처라는 가지 튀김을 주문했다.
여느 중국요리집과 같은 기본 반찬.
오래 기다리지 않아 주문한 메뉴가 나왔다.
찐만두 한 솥에 8개가 들어있다.
보기에는 여느 만두와 다를 것 없다. 만두가 좀 날씬해 보이긴 했다.
그래서 한 입 먹어보니 맛이 없었다. 그야말로 아무 맛이 안났다. 다른 만두 하나를 집어 배를 열어보니 속이 너무 적게 들어 있었다.
연남동에 편의방이나 향미같은 만두 맛집에 가면 항상 속이 꽉 찬 만두를 먹을 수 있었는데 속 없는 만두에 실망했다.
간장을 듬뿍 찍으니 간장 맛에 먹을 정도는 됐다.
실망스러운 마음을 뒤로하며 가지 튀김을 먹어보았다.
가지 튀김은 생각보다 맛있었다.
겉이 바삭하고 속은 가지 육즙이 살아있을 정도로 촉촉했다. 그리고 소스가 칠리소스와 탕수육 소스의 중간이어서 새콤하면서도 달콤 매콤했다.
이 집 가지튀김이 백종원의 3대 천왕에 소개되었다고 하는데 그럴 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친절한 서비스와 실망스러운 만두를 커버할 수 있는 맛이었다.
가지 튀김에 돼지고기도 많이 들어있어서 가지튀김에 고기를 하나 얹어서 먹으면 이만한 맥주 안주가 없겠다 싶었다.
그렇게 한창 먹고 있는데 갑자기 아까 그 직원이 나가라고 했다. 아니 뜬금없이 우리를 쳐다보면서 "나가세요"라고 했다. 우리는 어이가 없어서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못하다가 그게 무슨 말이냐고 왜 나가라고 하냐고 얘기했더니 그냥 나가란다.
식사 중에 너무 황당하고 기분이 나빠서 몇 개만 더 먹고 나가겠다고 답하고 급하게 마무리했다.
나중에 보니 브레이크 타임이 있는 것 같던데 영업시간 안내에는 브레이크 타임은 써 있지 않았고 1층에서 손님을 들여보내는 사장도 우리가 올라갈 때 브레이크 타임에 대해 소개하지 않았다.
만두는 진짜 맛없었지만 가지 튀김이 맛있어서 다음에는 가지 튀김만 먹으러 오자 하고 있었는데... 😑
들어가자 마자, 주문할 때도 눈치를 받고 뜬금없이 내쫓김 당하니 너무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다. 브레이크 타임이라고 미리 얘기를 했으면 우리도 다른 데를 가던가 빨리 먹던가 했을텐데 가게의 서비스와 대처가 너무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연남동 하하가 아무리 유명하다 하더라도 다시는 안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