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 장소를 영등포로 정하고 나서 영등포에서 의외로 맛집을 고르기가 힘들다. 타임스퀘어는 너무나 도시적인 분위기이고, 그 앞 거리는 반대로 너무 뒷골목 술집같아서 그 중간 어디쯤을 찾기 어렵다.
타임스퀘어도 영등포 술집 거리도 아닌, 영등포 로터리. 맛집을 잘 찾는 언니들이 슝슝 찾아서 데려간 영등포 맛집 대한옥에 대해 소개하겠다!
(맛보기 사진 투척)
처음 먹어 본 소꼬리찜(꼬리수육)
와우, 약간의 필터가 적용된 사진이구나. 실제론 부추가 저렇게 새파랗고 고기가 생고기처럼 뻘겋지는 않다. 적당히 잘 익은 갈색 소고기와 신선한 부추 느낌이다.
소꼬리찜이라는 걸 처음 먹어 봤는데, 일단 요리를 처음 받아봤을 때 기분이 아주 좋았다. 우리가 소꼬리찜 큰 걸 시키긴 했지만 접시도 되게 크고 고기 양도 푸짐하다.
소꼬리찜은 달달하면서 새콤한 소스에 졸인 느낌이었다. 자세한 요리법을 아는 건 아니지만 그렇게 짠 느낌이 아니었기 때문에 꼬리찜은 따로 찌고 달달새코미 소스를 위에 끼얹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겉은 짭쪼롬한데 속 안은 담백하면서 고소하다.
꼬리찜 한 조각
손으로 들고 찍었으면 더 맛있어 보였을 것 같은데 이때는 블로그를 안할 때라 가지런히 모아놓고 찍었다.
소꼬리찜 한 조각은 생각보다 컸다. 손이 작은 여자의 손바닥만한 크기다. 물론 뼈도 그만큼 굵직하긴 하지만 살코기가 그 사이로 많이 붙어있어서 발라먹는 재미도 있다.
그리고 신기하게 살코기는 부드러운데 중간중간 이어진 근육, 힘줄(?)같은 것이 있어서 다양한 식감을 만들어 준다. 알뜰살뜰히, 야질히 뜯어먹으면 된다.
아, 고기가 따뜻할 때 재빠르게 먹는걸 추천한다! 이건 정말 핵심 포인트다. 고기가 살코기가 많아서 그런지 식으면 뻣뻣한 느낌이 강해져서 식감이 확 떨어진다.
위에 사진에서 보기엔 大자가 양이 많아 보이는데, 수다 떨면서 먹다보면 또 금방 다 먹어지니까 열심히열심히 먹으면 된다.
뜨끈한 서비스 설렁탕 국물
설렁탕 국물을 개인 별로 주셨다. 꼬리수육을 시키면 기본적으로 하나씩 주시는 것 같다.
이 설렁탕은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신ㅇ설농탕같은 느낌이랑은 완전히 다르다. 어떻게 보면 약간 밍밍하다고 볼 수도 있고, 또 어떻게 보면 진한 것 같기도 하고. ㅇ선설농탕의 프림 넣은 것 같은 진한 느낌은 없지만 고깃국물 고유의 맛이 느껴진다.
언니들이 꼬리찜에 국수사리를 비벼먹으면 맛있다고 블로거들이 추천했다고 했는데, 나는 국수사리를 설렁탕 국물에 넣어서 먹었다. 역시 이게 내 스타일이야.
쫄면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꼬리찜에 국수사리 비벼먹는 걸 더 좋아할 것 같다. 새콤달코미.
나는 느끼, 고소, 진한 고깃국을 더 좋아하는 편이라 설렁탕에 담가 먹는 게 좋았다.
국수사리 양이 꽤 되니까 하나 시키면 둘이 조금씩 나눠서 취향껏 맛보면 될 것 같다.
가성비 갑
우리는 4명이서 꼬리수육 大자를 시켜서 소주 몇 병이랑 공기밥, 국수사리까지 먹었는데 6만 원 대가 나왔다. 밥 겸 술 안주 겸해서 1차로 배부르게 먹었다. 2차에 도전할 수 있을 정도의 배부름이다. 밥이나 국수사리를 안먹는다면 배가 그렇게 안부를 수 있다. (아, 그리고 우리 중 제일 돼지가 결혼식에서 너무 많이 먹고 왔다고 평소보다 조금 먹긴 했다.)
제목을 약간 오바한 것 같긴 하다.ㅋㅋㅋ 그래도 소꼬리 원래 비싼 음식이니까 이 가격에 만족스러운 양을 먹은 걸로 치면 가성비 갑이라고 볼 수 있찌!
(개인적으로 생각한 별점)
대한옥 위치
일요일은 쉬는 날이고, 문 여는 날에는 09:30~21:30에 영업하신다고 한다.
가게는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공구 상가, 기계 관련 골목에 위치해 있다. 언뜻 보기에도 몇 십 년 된 것 같은 포스를 풍긴다. 맛에서도 그렇게 깊은 세월이 묻어난다. 진하게 맛있당!
그런데 진짜 신기한 게 젊은 사람들이 어떻게 여길 알고 많이들 찾아온다. 우리가 들어갔을 때는 5시 쯤, 이른 저녁이라 몇 테이블 비어있었는데 그 이후로는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렸다. 어떻게들 그렇게 맛집을 잘 찾아내나 몰라~
같이 먹기로 한 언니랑 신길역 화장실에서 우연히 만났는데 그게 너무 다행이다.
왜냐하면, 신길역에서 찾아가기 너무 어려워 @.@ 내가 길치 끼가 있긴 하지만... 언니랑 같이 찾아갔는데도 조금 헤맨 걸 보면 혼자서 찾아 갔으면 한 30분 걸렸을 것 같다.
일행 중 길치가 있다면 신길역에서 픽업해가는 게 손이 덜 갈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