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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죽고 싶을 때 (2)

by 생생한 정보통 2023. 5. 4.

전 편에서 '죽고싶을 때는 부디 나를 힘들게 하는 상황에서 벗어나라'는 이야기를 했다.

https://282-ground.tistory.com/217

 

죽고싶을 때 (1)

회사에서 해고 통보를 받고 처음엔 거의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냥 조금 불안할 뿐이었다. 한 달, 두 달 시간이 지날수록 걱정은 점점 더 커져갔다. '내가 다시 취업할 수 있을까? 빨리 취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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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에서는 '어떻게 해서 미래가 조금 궁금해 졌는지'에 대해 써보려고 한다.
일단 나는 나를 힘들게 하는 모든 요소들 앞에서 다 내려놓아 버렸다. 처음엔 취업이 나를 힘들게 했고, 그 다음엔 아이러니하게도 면접이 나를 힘들게 했다. 그러니까 면접 제의가 없어서 힘들었는데, 막상 면접 제안을 왕창 받아버리니 또 힘들었다.
그리고 나는 큰 결단을 내려서 면접을 모두 포기했다. 면접을 다 포기하면 큰 일 나는 줄 알았는데, 막상 포기해 버리니 평온이 찾아왔다.

그래, 포기할 건 포기할 줄도 알아야 한다.

포기

미래가 궁금해 진 건 면접을 포기해서다. 내가 정말 못하겠는 걸 포기하고 나니 이전과는 다르게 살아갈 방법이 하나 둘 씩 생각났다. 물론, 생각만큼 쉽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까지 해 온 일도 아니고, 하다 보면 너무 어려울 수도 있고, 생각했던 것만큼 좋은 길이 아닐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포기로 인해 새로운 길이 보인다는 그 자체에 집중하고 싶다.

1편에서 강조했지만 제발 마지막으로 포기하기 전에 네이버 지도에서 정신과 의원 검색해서 딱 한 번만 가보길 권한다. 나도 정신과 병원에 가기 전까지는 체감하지 못했는데, 인간은 정말 호르몬에 의해서 조종되는 존재이다. 사람에 따라서 특정 호르몬이 많이 분비되거나 적게 분비돼서 기질이 결정되는데, 그걸 약으로써 조절하면 사람이 달라진다. 내 의지와는 관계 없이 호르몬에 의해 생각이 결정되기도 하는데, 약물을 통해 좋아질 가능성이 많이 있다. 내가 직접 겪어 봤으니 장담한다.

 

죽고싶을 때

 


 

그리고 두 번 째는 밖에 나가서 운동을 많이 하라는 것이다. 취업 준비를 하면서 밖에 잘 나가지 않게 되고 운동할 마음도 들지 않아서 둘 다 안했었다. 그런데 집에만 박혀있다 보니 점점 더 안좋은 생각만 들고, 고립되니 상태가 나빠지기만 했다. 의사 선생님의 조언으로 밖에 나가서 산책도 하고 자전거 타기 운동도 하다 보니 안좋은 생각의 연결고리들이 끊어지고, 시원한 바깥 공기를 맡으며 내가 진 짐을 잠시나마 덜어낼 수 있었다. 몸을 움직이니까 잡생각도 줄어들었고, 조금씩 긍정적인 기분이 드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그래서 마음의 여유가 없을수록 밖에 나가있는 시간을 늘리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세 번 째는 조그만 성취를 늘리면서 내 마음을 회복하라는 것이다. 오늘은 나 혼자 영화관에 가서 '스즈메의 문단속'이라는 영화를 봤는데, 혼자 영화를 본 게 꽤 멋진 일인 것 같다. 그리고 어제는 설거지를 했는데 다 끝내고 나니 조금 뿌듯했다. 일상에서 조그만 일들을 해낸 것에 대해 스스로 칭찬해 주는 게 반복되다 보면 마음이 조금씩 건강해져서 내가 두려워 하던  일들도 언젠가는 해낼 수 있지 않을까?

설사 못해낸다 해도 괜찮다. 다른 일을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