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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베트남 한 달 살기 어떨까?

by 생생한 정보통 2018. 6. 25.


2015년 6월에 첫 출근을 한 이후로 3년이 지났다. 아빠랑 3일만 다녀보기로 했었는데ㅋㅋㅋ 그게 3년이 될 줄이야!

3년 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지. 고생한 나에게 셀프 박수를. 👏👏👏

이 회사를 다니면서 나에 대해서 더 잘 알게 되었다.
1. 내가 전혀 모르던 새로운 분야에 대해 알아가는 걸 즐긴다.
2. 일을 두서없이 시작하면서 구체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게 좋다.
3. 업무를 관리하는 일이나 반복적인 작업보다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일이 더 재미있다.
등등

그래서 컨텐츠를 만들어 내는 일도 재미있었고, 개발하는 것도 재미있었다. 그런데 사실 지금 하는 설계나 개발 진행을 관리하는 일은 크게 흥미를 느끼지는 않고 있다. 개발할 때에는 뭔가 퀘스트를 깨고 레벨업 하는 보람이 있었는데 설계 일을 맡고 나서부터는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일에서는 크게 보람이 느껴지지 않고, 반복되는 일상이 지루했다. 지금은 돈 버는 행위 자체가 나를 먹여살리기 위한 숭고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취미생활이나 여행으로 균형을 맞춰나가고 있기 때문에 무료함을 덜기는 했다. 그런데 뭔가 더 재미있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은 계속 들었다.

그러던 중 Catherina와 에어비엔비로 한옥에서 한 달 살아보는 거 어떠냐 하는 얘기가 나왔다. 매일매일 한옥에서 눈을 뜬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았다. 그래서 마구 찾아보니 비용이 이건 뭐ㅋㅋㅋㅋ 바로 포기

그 돈이면 차라리 외국엘 가겠네 싶었는데, 으아니! 나 매일 베트남 직원들이랑 일하고 있잖아!! 베트남 = 외국

ㅋㅋㅋㅋ바로 망상의 세계로. 얼마 전에 싱가폴 컨퍼런스가 있다고 몇몇 직원들이 싱가폴 베트남에 갔었다. 그들은 매우 귀찮아하고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지만 나는 넘흐 부러웠어.

그들은 회사 돈으로 갔지만 내가 간다면 내 돈으로 가야한다.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훌륭한 협업툴 덕분에 한-베 간 온라인 협업이 너무나도 원활하다.ㅋㅋㅋㅋ 내가 가서 일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틀 정도 망상을 펼치다가 팀장님께 살짝 여쭤보았다. 존경해 마지않는 팀장님께서는 내가 예상한 바와 같이 경비를 감당할 여유가 있다면 가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역시 넘나 멋지다.

그 이후로 지금 3주 정도 지난 것 같다. 그동안 여기저기 물어봤는데 신기하게도 베트남에서 지내본 사람들이 주변에 꽤 있었다. 대부분 여자가 혼자 머물기에 치안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 한 달 정도는 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라고 얘기해 주었다.

나는 여기 한국에서도 혼자서 밖에 살아본 적이 없어서 더 무섭긴 한데 가보고 싶은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8월 말에 있는 요다 결혼식에는 꼭 가야되니까 만약에 가게 된다면 7월 중순이나 8월 마지막 주가 가능할 것 같은데 왠지 빨리 가는 쪽이 더 끌린다.

아직 비행기 표는 예약하지 않았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표가 너무 비싸지고 있기 때문에 가기로 결정한다면 얼른 예약해야 될 것 같다. 여행에 있어서 워낙에 즉흥적이라 어디를 가더라도 돈을 더 주게 되는 편이긴 한데.. 음

갈 지 안 갈 지는 몰라도 베트남어 책은 한 권 주문해 놨다.ㅋㅋㅋㅋ (살짝 봤는데 베트남어 진짜 어려워 보인다.) 베트남 바닷가 가면 lava 커버해야지, 베트남 노래도 하나 커버하면 좋겠다 이런 자잘한 생각들도 해놓고ㅋㅋㅋ 단지 아직 결정을 못했을 뿐이다. 아마 가게 된다면 급 결정해서 가게될 것 같다. 안가면 서운할 것 같긴 해.

베트남 직원들도 궁금하다. 외딴 곳에서 혼자 지내는 내 모습도 상상이 잘 안되고. 베트남 사무실에서 일하면 어떤 기분이신가요? 이역만리(?) 먼 곳에서 혼자 누워있으면 어떤 기분이싱가요? (이병재)

잠이 또 잘 안온다. 밀크티를 너무 센 걸 먹었나보다. 부정맥 증상이 좀 있다. 이게 나아져야 어디도 편하게 갈텐데. 호치민에서 치안이 좋은 동네가 어딘지 좀 찾아봐야겠다.